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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서문]

 

가공과 지속 그리고 문명과 문화

 

 최행준 (미학박사)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싫어 귀농한 사람에게 자연은 여행의 휴식에서 맛본 그 것이 아니다. 자연은 인간의 초라한 노동 흔적을 쉴 새 없이 집어 삼키며 끝없는 체념을 요구한다. 귀농의 환상이 깨어지고 자연의 요구에 순응하는 법을 배워야 작은 기쁨이 시작된다.

  최소한의 가공만이 진리다. 자연 속 인공물의 지속성은 가공도와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많이 가공된 것일수록 편리하지만 쉬 고장 나고 흉물로 변한다. 최소한의 가공으로 이루어진 것일수록 오래가고 보기에도 좋다.

  흙먼지와 두엄 냄새가 싫어 도시로 이주한 사람에게 도시는 콧바람을 쐬기 위한 잠깐 들른 화려함이 아니다. 도시는 하나의 동물인, 그래서 자연인 인간을 쉴 새 없이 부추기며 조작된 욕망을 부풀린다. 도시가 보여주는 환상을 간파하고 문화를 형성하는 법을 배워야 작은 기쁨이 시작된다.

  인간은 도시를 만들지만 그 자신은 자연이다. 도시의 문명에서 자연인 인간은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도시를 만들 힘이 없는 동물은 문화 없이도 살 수 있지만 도시를 만들 힘이 있는 인간은 문화 없이는 괴물이 된다. 도시 속에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 인간의 자연성을 수용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시골에서 인간은 문명이지만 도시에서 인간은 자연이다. 인간은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 자기의 자리를 확보해야 하지만 자신의 왕국이 거대한 힘이 될 때 자연인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작가는 하나의 사물에서 세계를 보고,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한다. 우리는 김성민의 작품에서 최소한의 가공으로 만들어진 돌담, 쉴 새 없이 계속되는 자연의 풍화, 이를 견디며 중첩되는 곡선, 곡선을 따라 생겨난 길, 그 길을 닮은 주름투성이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나 이들은 돌담, 풍화, 흔적, 곡선, 길, 사람들일뿐만 아니라 작가가 본 세계이다.

  아무 걱정꺼리도 없는 세상은 없다. 그래서 세계를 담는 하나의 작품에는 작가의 문제의식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의식의 수준이 작품의 수준이다. 김성민은 고향 마을 돌담의 아련한 향수를 표현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연과 문명 사이의 처절한 투쟁 속에서 어떤 문제의식과 답을 표현하는 것일까?

  우리는 모두 힘겹게 자신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다. 돌아보면 실수투성이다. 제대로 할 수 있게 될 때 뭔가를 하겠다는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다. 나는 김성민의 사진을 더 처절한 문제의식이 형성되어가는 과정으로 긍정하며 응원하고 싶다. 더 강렬하고, 독특하고, 기괴한 대상 속에서 자연과 문명 사이에 커져가는 대립을 포착하고 전혀 새로운 방식의 화해를 제시하는 작품을 기대하며 줄인다.

 

[archives]

http://www.ephotoview.com/exhibitions/4183

http://www.neolook.net/archives/20150415c

http://webzine.iphos.co.kr/webzine/gallery/gallery_view.asp?artist_code=3416&artist_type=01&ins_no=4896&keyword=김성민

 

[보도자료]

http://www.gjtnews.com/article.php?aid=142847358163127005

http://www.newsd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6778

http://www.wd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7297

http://www.dg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7332

http://jnw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0530

http://wand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169

http://photo.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4/13/2015041302204.html

http://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4870

 http://www.jnilbo.com/read.php3?aid=1431010800468674007

http://www.kjdaily.com/read.php3?aid=1431340893348511006